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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붓으로 피어나는 청춘, 광주시 오포읍 문형3통 되치미 마을 어르신들의 특별한 그림 전시회

광주시 오포읍 문형3통 되치미 마을 노인회, 치매 예방 그림치료 교실의 결실… 호박꽃 동아리 전시회 개최

 

(중앙뉴스타임스 = 방재영 기자)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문형3통의 한 조용한 경로당. 이곳에서는 매주 특별한 미술 수업이 열린다. 곱게 편 손으로 서툴지만 정성껏 색을 채워나가는 어르신들의 모습에서 붓끝을 따라 피어나는 것은 단순한 그림이 아닌, 잊혀졌던 청춘의 기억과 삶의 활력이다.

 

광주시 오포읍 문형3통 경로당 오영자 노인회장은 2024년 12월 최태희 회장과 함께 호박꽃동아리를 결성하고 오포건강생활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경로당에서 매주 월요일과금요일에 치매예방그림색칠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진행해왔다.

 

문형3통 노인회가 치매 예방을 위해 운영하는 ‘기억을 칠하는 미술 교실’은 그간의 결실을 모아 최근 그림 대회를 열고 전시회를 개최했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무급으로 재능기부를 해온 최태희 강사의 헌신적인 지도 아래 어르신들이 직접 그린 작품 100여 점이 노인회관을 가득 채웠다.

 

 

 

◆ 굳었던 손으로 그려낸 ‘나의 살던 고향은’…“그림 그리니 마음이 젊어져”

 

그림치료 교실은 치매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있던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어떻게 그림을 그리냐”며 손사래를 치던 어르신들도 이제는 누구보다 수업 시간을 기다린다.

 

참가자 임OO 어르신은 “젊어서 고생만 하고 살았지, 그림은 생각도 못 했어. 근데 여기 와서 친구들이랑 같이 그림을 그리니 마음이 그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 없어. 옛날 생각도 나고, 치매 걱정도 잊어버려”라며 환하게 웃으셨다. 임 어르신이 그린 그림은 서툴지만 따뜻한 색감으로 그리움을 표현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기억을 칠하는 미술 교실'을 이끄는 최태희 강사는 “어르신들이 그림을 통해 서로의 작품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자연스럽게 인지 기능이 활성화되고 정서적 안정감을 찾으시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그림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잊고 있던 감각을 깨우고 자신감을 되찾아드리는 것이 이 수업의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술치료는 치매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을 움직여 소근육을 사용하고, 색깔과 구도를 생각하는 과정 자체가 뇌를 자극하며, 작품을 완성하며 얻는 성취감과 주변의 긍정적인 반응은 우울감을 해소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보건소 관심…“지역사회 기반 치매 관리 모델로 발전 기대”

 

이번 그림 전시회는 문형3통 되치미마을 노인회의 작은 시작이었지만,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재능기부로 시작된 이 활동에 오포건강생활지원센터는 많은 지원을 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문형3통 지역에 문화복지 시설이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있었던 만큼, 이번 그림 교실과 전시회는 지역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노인 복지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오포건강생활지원센터장은 “문형3통노인회의 사례는 지역 사회 안에서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과 활기찬 노후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며 “광주시 치매안심센터와 연계하여 전문적인 지원을 확대하고, 다른 마을로도 확산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오포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도 오포권역을 벗어나 광주 전역으로 확대될수 있는 동아리를 만들기 위해 주민수요 및 동아리 특성에 맞는 물품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노인 복지 전문가들은 이번 문형3통 되치미 마을 노인회의 그림 대회가 단순한 행사를 넘어, 지역 공동체 회복과 노인 문제 해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한다. 어르신들의 붓끝에서 시작된 희망의 색채가 문형3통 되치미마을을 넘어 광주시 전체로 퍼져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