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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야 산다, 기고문집 등 50권 발간

이강석 전 부시장


공직자이든 민간기업 임직원이든 ‘적어야 생존한다’는 말을 꾸준히 실천하고 퇴직한 공직자가 자신의 수필과 언론사에 게재된 기고문, 기행문 등을 모아 50권째 책을 출간했다.

주인공은 화성시청 9급, 경기도청 사무관을 거쳐 동두천·오산·남양주부시장으로 공직 42년을 마친 이강석(66) 전 경기테크노파크 원장이다.

지난해에 전철을 무료로 탈 수 있는 ‘지패스, 경기도 우대용교통카드’를 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2017년 6월 출간한 '공무원의 길 차마고도'를 시작으로 자신의 수필집과 시, 기고문을 편집하여 꾸준히 출간을 이어왔다.

특히 2024년 1월과 2월사이에 공직 기간은 물론 퇴직 후에 경기일보, 경인일보, 중부일보, 인천일보, 기호일보, 수원화성신문, 그리고 인터넷신문 뉴스폼에 올린 기고를 바탕으로 5권의 책을 출간했다.

2023년 2월 50번째로 출간한 책의 제목은 ‘향수병#직업병#난치병’이다. 출간제목을 향수병, 직업병, 난치병으로 정한 이유는 자신이 살았던 고향마을을 그리는 마음이 향수병이고, 아직도 공무원인양 행동하므로 직업병이며, 수원시의 각목버드나무 살리기, 화성시의 오도처에 대한 역사관 정립, 오산 궐리사의 역사이야기, 공무원의 적극행정과 과거 선배들의 공직 사명감을 계승해 달라는 주장을 펼치는 행태는 난치병을 의미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어서 “각종 자료를 모아서 50권을 완성한 것은 자랑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난치병인가 불치병인가 생각한다”며 “아직도 강의를 들으면 그 내용을 적어야 하고 요약을 지나 90% 속기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으니 이는 난치병을 지난 불치병이랄 수 있다”고 첨언했다.

이씨는 특히 2018년 환경재단 최열 이사장이 주관한 ‘4차산업혁명 리더십과정’ 강의 내용을 모조리 받아적어서 자료집으로 발간하여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지인들을 위해 원고를 공개한 사례로도 유명하다.

또한 2007년과 2012년에 지방행정연수원 장기교육의 강좌내용을 정리한 자료집을 각각 발간해 동료 교육생에게 전달한 일은 행정안전부장관에게 보고되는 등 이색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한 1988년 7급으로 33개월간 공보실에서 보도자료 작성과 기자실 운영을 담당한 경력을 바탕으로 ‘적자생존’습관을 키운 이씨는 1999년~2006년까지 7년간 경기도청 대변인실 홍보팀장과 언론담당사무관으로 일하면서 도정홍보와 관련하여 기록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도정홍보를 위해 비용이 들지 않는 기고문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본인명의의 기고문은 물론 각종 도정시책과 관련한 부서의 기고문 작성을 지원하여 언론을 통해 도정을 홍보했다.

이씨는 “홍보 필요성이 있는 사업에 대해 기고문 초안을 작성한 후 담당 사무관의 컨펌을 받아 사진을 첨부하여 언론사에 전달한 경우가 많았다”고 회고하고 “지방 언론사의 마감시간에 임박하여 미리 준비해 둔 기고문을 여러 번 메일로 보낸 기억도 있다”고 말했다.

이씨의 언론과의 소통전략은 1988년 7급으로 근무할 당시부터 시작됐다. 1988년은 지방지 경인일보만 발행되는 ‘1도1사’에서 경기일보, 기호일보, 인천일보가 창간되는 언론의 대 변혁기였다. 7급으로 근무를 시작한 그는 당시 이재창 도지사의 간부회의 내용을 방송실에서 모니터링하고 핵심 내용을 100자 분량으로 정리한 후 언론사 출입기자에게 전화로 제보했다고 한다.

오전 10시에 전화로 구술한 내용이 석간신문에 도지사 사진과 함께 보도되었고 이를 받아본 순간에 보람이 컸다고 했다. 도지사 동정을 단신으로 보내는데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중에는 가십이 될 만한 내용을 적어 기자에게 제보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이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출간물이 바로 ‘기자#공무원#밀고당기는#홍보이야기’이다. 이씨는 이 책을 통해 1988년 언론활성화 시기에 기자들이 특종과 낙종으로 경쟁한다는 사실을 공무원 간부조차 몰랐던 사실을 알리고 있다. 기사를 5분만에 완성하는 기자와 5시간을 검토하고도 송고 마감시간에 쫓기는 기자를 비교했다.

이씨는 이 책에서 공무원과 기자는 ‘악어와 악어새’인데 누가 악어이고 누가 악어새인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이 판단은 공무원과 기자, 정부와 언론사가 각자 판단할 사항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이 책 후반부에는 공무원의 근무자세, 국장, 부시장 등 간부공무원이 역할에 대해서도 경험담을 실었다. 시장이 행사장에 가지 못한다고 무조건 부시장이 대신 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나 비서실장을 통해 부시장의 대신 참석을 소통해야 한다고 귀뜸한다.

특히, 이 씨는 “부시장과 부군수는 시청에서 유일하게 ‘아니되옵니다’를 할수 있고 해야하는 자리”라고 강조하고 “시군에 근무하는 사무관, 부시장, 부군수 누구라도 이 땅(시군)에 뼈를 묻겠다”는 신념으로 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이 씨는 자신의 기고문, 어린시절 부모님 슬하에서 들은 이야기, 금강산 여행 등을 기록한 기행문을 편집하여 ‘백두산#금강산#한라산#울릉도’를 출간하였고 퇴직 후 공기관에 5번 도전하여 모두 낙방하였지만 응시원서의 다짐과 역할에 대한 자료, 면접과정을 수필 형식으로 적어 ‘도전#면접#강의’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강석 전 부시장은 “당초에는 70세까지 50권을 발간할 목표를 가지고 있었는데 조금 일찍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으므로 목표를 수정하여 10권을 추가하는 60권에 도전하고자 한다”고 말하고 “추가 10권은 기존의 자료가 아닌 새로운 글로 채워야 하므로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씨는 “공무원 퇴직을 맞아 언론사에 인사를 다녔고 자신의 공직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신문사 정치부장을 놀라게 했다”며 일화를 소개했고 “도지사, 부지사급에서만 퇴임, 이임인사를 다니던 당시의 상황에는 맞지 않았겠지만 자신의 공직을 응원해 준 언론에 인사를 가야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흔하지 않은 ‘친언론 공무원’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공무원은 언론을 불편한 상대로 생각하지 말고 행정을 돕고 응원하는 동반자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기사 중 자신의 업무를 비판하거나 평가하는 것에만 몰입하면 억울한 느낌이 들겠지만 결코 억울한 일이 아니고 언론의 평가와 방향제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언론기사를 객관적으로 보면 필요한 지적임을 인정하게 될 것이고 독점적일 수 있는 행정이 늘 좌고우면하며 살펴야 하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화성시 비봉면 출신으로 비봉면과 팔탄면에서 9급으로 근무했으며 이후 경기도청에 전입하여 농민교육원(병점소재), 새마을지도과, 세정과, 문화공보담당관실, 도시개발과, 예산담당관실, 인재개발원, 동두천시 생연4동장, 소방재난본부 상황담당, 홍보기획팀장, 언론담당으로 일했다.

서기관에 승진하여 복지정책과장, 의회 공보담당관, 체육과장, 대외협력담당관, 경기도 공보담당관을 거쳐 2011년 동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동두천시 부시장, 수도권교통본부장, 오산시부시장,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부시장으로 일했다. 공무원 근무를 마친 후에는 경기테크노파크에서 2년간 원장으로 일한 후 42년간의 공직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