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타임스 = 이광운 기자) 스마트비즈니스가 '200% 실패할 걸 알면서도 왜 나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가'를 펴냈다.
많은 이들은 인간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런 믿음을 깨뜨리는 사례는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사람들은 자주 엉뚱하고 무모한 결정과 행동으로 낭패를 본다.
왜 여자들이 헌신적이고 착한 남자보다 바람기 가득한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지, 왜 가난한 남자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까지 여자친구에게 명품을 선물하는지, 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은 돈을 펑펑 낭비하는지, 왜 사회의 전문직에 속하는 엘리트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져 모든 것을 탕진하는지, 파산 선고를 앞두고도 도박판에 뛰어들거나 미모의 아내를 두고도 외도하는 남편, 하루 일당을 복권 구입으로 탕진하는 사람 등 '이성의 동물'이라는 인간들이 저지르는 이 같은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200% 실패할 걸 알면서도 왜 나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가'의 두 저자인 미 애리조나주립대 더글라스 켄릭 교수와 미네소타대 칼슨경영대학원의 블라다스 그리스케비시우스 교수는 인간의 선택은 내 안에 있는 '7개의 자아'가 결정을 내린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펼친다.
인간의 정신에는 진화적 목표도 제각기고 우선순위도 제각기인 여러 개의 '부분 자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부분자아의 개념은 진짜 당신은 하나가 아닌 여럿임을 의미한다. 친구와 있을 때의 당신, 데이트할 때의 당신, 가족과 있을 때의 당신, 승진을 갈망할 때의 당신이 모두 다르면서도 똑같이 진짜 당신이다.
목표가 매력적인 짝에게 구애하는 것인지, 악당을 쫓아내는 것인지, 지위의 사다리를 오르는 것인지에 따라 우리가 내리는 결정도 그때그때 달라진다. 여러 개의 자아는 일관성 없고, 합리적이지도 않은 결정을 내리지만 진화적 차원에서 보면 생존을 위해서는 이성적인 선택이다. 인간의 조상들은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에 부닥칠 때마다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택했다.
이 책은 인간의 의사결정은 선조들로부터 축적돼 온 과제 해결의 다양한 심리 시스템에 좌우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시시각각의 도전에 맞설 수 있도록 설계돼 현재까지 인간의 행동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7개의 '부분자아'가 핵심이다. 신체적 위해로부터 보호하는 '자기보호 부분 자아', 위험한 질병을 피하려는 '질병회피 부분자아', 타인과 동맹을 맺고 식량을 공유하려는 '친애 부분자아', 더 높은 자리에 올라 이익을 누리려는 '지위 부분자아', 유전자를 물려주려는 '짝 획득 부분자아', 양육을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짝 유지 부분자아', 아이의 생존을 위해 보살피게 하는 '친족 보살핌 부분자아'가 그것들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7개의 부분 자아는 인간 진화의 결과물이다. 수시로 생존과 번식을 위협하는 환경과 마주치면서 인간의 정신은 각각의 과제 해결에 부합하게 다양한 심리 시스템을 갖췄다. 때론 무모해 보이고 위험하기 짝이 없지만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어떤 진화 목표를 최우선에 두느냐에 따라 선택을 주도하는 부분 자아도 달라진다. 그렇기에 때론 무모해 보이고 때론 위험하기까지 한 선택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200% 실패할 걸 알면서도 왜 나는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가'는 인간의 결정을 결과론적인 잣대가 아닌 진화 심리학 차원에서 바라본 접근이 돋보이는 책이다. 케네디가의 저주와 후손들의 비이성적 선택, 마틴 루터 킹의 혼외정사, 디즈니 형제의 '가족 경제학'처럼 친숙한 인물들의 사례는 물론 심리학이나 마케팅 분야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풍성하게 곁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