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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그리움과 다짐이 교차하는 5월, 어르신을 공경하는 도시 안양을 위하여”


안양시 경로잔치 행사가 열리는 날이 되면, 그리고 5월 8일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저는 어느새 마음속으로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 시절, 부모님의 따뜻한 손길과 다정한 목소리가 아직도 마음 한편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기억은 짧고 아픈 그리움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15살이 되던 해, 아버지는 어느 날 밤 조용히 주무시다가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아직 철이 덜 든 소년이던 저는 그 이별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어머니께서도 신경쇠약으로 저를 떠나셨습니다. 단 1년 사이, 저는 부모님 두 분을 모두 여의고 세상에 홀로 서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어머니의 “괜찮다”는 말 속에 얼마나 많은 눈물이 숨어 있었는지, 아버지의 “힘내라”는 말 뒤에 얼마나 깊은 사랑이 있었는지를요. 효도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보내드린 부모님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한켠이 저릿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계절이 오면 더욱 생각합니다.‘효(孝)’는 단지 가족의 도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지켜야 할 근본 가치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어른을 공경하는 사회야말로 더 따뜻하고 성숙한 사회이며,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경로당의 냉난방비가 부족해 어르신들이 걱정하시고, 복지관 하나를 지을 때조차 장애인과 어르신의 접근권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 현실. 일부 지자체들은 어르신 복지를 여전히 부수적인 문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가 과연 희망을 품을 수 있을까요? 어른을 대하는 태도는 그 사회가 미래를 대하는 태도이기도 합니다. 어르신이 존중받지 못하는 도시는 다음 세대에게도 따뜻하지 못할 것입니다.

안양시는 달라야 합니다.

어르신이 편안하고 당당하게 지내실 수 있는 도시, 연로한 시민의 삶에 존경과 배려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도시, 그리고 그 안에서 아이와 청년이 함께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안양시의회는 그 길에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단지 행사의 형식으로 끝나는 공경이 아니라, 일상에서 실천되는 정책과 세심한 배려로 이어지는 복지. 어르신이 주체가 되어 살아가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한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에게는 이제 더 이상 효도할 부모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헤어짐의 아픔과 평생 가슴에 남은 그리움의 무게만큼, 저는 이 사회 속 모든 어르신을 부모님처럼 섬기고 공경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효도는 특정한 날에만 드리는 인사가 아니라, 매일의 태도이고, 우리가 지켜야 할 삶의 자세입니다.오늘의 어르신은 어제 우리를 품어주신 부모님이자, 곧 미래의 우리 자신입니다.그러기에 어르신을 공경하는 일은 곧 우리 사회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며,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따뜻한 유산이 될 것입니다.

이 따뜻한 5월, 시민 여러분 모두가 다시 한번 부모님의 얼굴을 떠올리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사회 곳곳에서 어르신 한 분 한 분께 존중과 따뜻한 배려가 전해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어르신이 행복해야 도시가 건강합니다. 효심이 흐르고, 세대가 어우러지는 따뜻한 안양. 그 아름다운 내일을 위해, 안양시의회는 늘 시민과 함께 걷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