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타임스 = 방재영 기자)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는 팀이 경주한수원이라는 것을 입증한 좋은 경기였다.” 경주한수원 송주희 감독이 극적인 무승부를 거둔 후 내놓은 평이다.
경주는 16일 경주황성체육공원3구장에서 펼쳐진 한화생명 2021 WK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아스나의 극적인 동점골로 디펜딩 챔피언 인천현대제철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3분 수비수 김혜영의 자책골로 90분 내내 0-1이라는 스코어가 유지됐지만, 후반전에 매서운 공격을 몰아치더니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기어이 동점골까지 만들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홈 관중들과 구단 관계자, 선수들이 환호했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뛰어준 서로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021 WK리그 득점 1위이자 이 날 경기 수훈선수로 뽑힌 경주의 나히는 경기 종료 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후 송 감독은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는 팀이 경주한수원이라는 것을 입증한 좋은 경기였다. 체력적인 부분과 더불어 선수들이 긴장도 해서 걱정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줘서 기분이 좋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슈팅 3개, 아쉬웠던 전반전
경주는 지난 12일 수원도시공사와의 플레이오프에서 5-4 역전승을 거둔 것의 여파로 체력적으로는 인천에 열세였다. 이 때문인지 전반 3분 만에 실점하며 이른 시간 인천에 끌려갔다. 송주희 감독은 “초반 미드필더 싸움에서 밀려 힘들게 갔던 것 같다. 슈팅이 세 개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공격수 여민지도 “전반에 소유는 많이 가져갔지만 슈팅으로 마무리하는 장면이 많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도 경기력이 많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송주희 감독은 “우선은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 실점에 조급해하기보다 선수들을 기다려줬다. 지난 경기에서 역전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을 믿었다”며 지고 있었지만 언제든 결과가 바뀔 것 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공격적으로 나선 후반전, 극적인 동점골
경기가 지속될수록 경주가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후반전 경주의 공격에서 체력적인 어려움은 찾기 힘들었다. 송주희 감독은 후반전에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지시했다. 나히와 여민지는 후반 들어 슈팅 기회가 생기면 주저 없이 슈팅했고, 간간이 발생하는 위기 상황 속 골키퍼 윤영글의 선방도 공격진에 힘을 실었다.
여민지는 “후반전 시작할 때 감독님께서 더 적극적으로 슈팅하라는 공격적인 주문을 하셨다. 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었고, 공격적으로 빠른 선수들을 활용해 동점골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송 감독 또한 “우리가 뒤집는 경기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후반 중반 이후는 경주의 몰아치는 크로스와 슈팅을 인천이 수비하는 데 급급한 양상이었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이네스가 돌파 과정에서 페널티킥 반칙을 얻어냈고, 아스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여민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난 인천과의 마지막 리그 경기와 플레이오프 모두 기분 좋은 승리를 했기 때문에, 선수들도 그렇게 피로를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굉장히 기분 좋은 마음으로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또 결승전이라고 무겁게 생각하기보다는 편하게 우리 하던 대로 하자라는 마음이 더 컸다”고 말했다.
첫 우승까지 한 경기 남았다!
극적으로 비겼지만, 송주희 감독과 여민지는 입을 모아 1차전에서 경주의 본래 모습을 모두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결정적인 슈팅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여민지는 “개인적인 경기력 면에서 너무 아쉽다. 또한 우리는 기술적으로 좋은 선수들과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들이 융화가 잘돼 있어 빠른 템포의 경기를 하는 게 장점인데, 오늘은 그 점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주희 감독은 “이제는 1차전을 잘 분석해서 부족한 부분들을 준비해야 한다. 예년하고 다르게 올해 우리 팀은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팀이고 선수들도 그런 확신을 가지고 경기를 임하고 있다. 그런 자신감으로 보여줄 것이다”라며 1차전보다 더 나은 경기를 다짐했다.
구단 창단 후 첫 우승에 도전하는 경주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차전에 0-0으로 비겼지만 2차전에서 0-2로 패하며 우승을 내준 기억이 있다. 여민지는 “경주한수원이 여태까지 두 번 결승에 올라 우승에 실패했는데, 이제는 우승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모든 선수들이 우승에 대한 갈망이 매우 크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남은 한 경기에 다 쏟아부을 준비가 됐다. 우리가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꼭 만들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1차전을 비긴 경주와 인천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19일 오후 6시 인천남동구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