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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특별할 것 없는 포천시 민생안정대책, 눈 가리고 아웅하나


(중앙뉴스타임스 = 방재영 기자) 비상계엄 후폭풍이 몰고 온 한파가 거세다. 지난해 소매판매지수는 카드대란 사태로 소비가 얼어붙었던 2003년 이래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고,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11월 62.4p에서 12월 53.7p로 급락했다.


각종 거시경제 지표도 우울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민생경제는 훨씬 더 심각하다. 설을 앞두고 명절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다. 하루속히 정국이 안정되길 바랄 뿐이지만 민생 현장은 매일 같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선 위기국면에서,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전환하는 역동성과 지혜가 절실하다.


지난 9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집행부는 ‘민생안정대책’을 공개했다. 이를 한마디로 논평하면 ‘실망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다. 집행부는 지역상품권(이하 상품권) 인센티브 상향을 골자로 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본 의원이 제안한 ‘전(全) 시민 소비촉진지원금 지급’보다 소비를 진작하고 경제를 살리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을 덧붙였다. 과연 그럴까?


집행부 설명자료에 따르면, 집행부는 상품권 인센티브를 현행 6%(평시)~10%(명절 등 특별기간) 수준에서 상시 10%로 조정하고, 상품권 사용액의 5%를 돌려줄 계획(캐시백)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마치 대단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구매 한도(월 60만 원)는 이전 계획과 동일하고, 명절 등 특별기간에 이미 10% 인센티브를 적용한 점을 감안하면, 상시 10% 인센티브 혜택의 효능감은 크지 않다. 게다가 이미 15%, 20%까지 인센티브를 확대한 타 지자체와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이한 점은 5% 수준의 캐시백이 전부다.


엄혹한 민생경제를 고려할 때, 이 정도 대책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정확한 처방은 정확한 진단에서 나오는데, 집행부가 작금의 위기를 제대로 진단하고 있기나 한지 우려스럽다. 처방도 문제다. 집행부 대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례로 상품권을 한도만큼 구매하지 않는 한, 개인의 구매력에 따라 인센티브, 캐시백 등 지원 규모에서 상당한 편차가 발생한다. 상품권을 더 많이 구매할수록, 금전적인 여유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큰 혜택을 받는 구조다. 집행부 대책이 부익부 빈익빈, 가진 자들을 위한 혜택인 이유다.


아울러, 거주지역 상관없이 누구나 상품권을 구입할 수 있는 점도 문제다. 이러한 제도 설계는 소비 진작 효과는 차치하더라도, 오직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소비촉진지원금에 비해 소득 재분배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또, 타 지역 주민이 포천시민보다 더 많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제도의 실효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이뿐인가. 집행부 대책은 특정 업종만 배부르게 하는 단견(短見)이다. 언론에 보도된 타 지자체 사례를 보면, 일반적으로 상품권 사용이 학원 등 일부 업종에 편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의정부: 학원 24.9%, 경기도: 학원 22.9%). 상품권 혜택이 확대·축소되면 학원 등 특정 업종의 변동성이 가장 크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상품권 인센티브 상향 등 지원 대책은 자칫, 학원 수강료 등을 위해 상품권을 구매하는 특정 집단, 특정 업종에 과도한 혜택을 집중할 우려가 있다.


이쯤에서 백영현 시장께 묻고 싶다. 선별적 복지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런데, 상품권 구매력이 상당한 일부 시민과 학원 등 특정 업종, 그 수요 계층이 시장께서 줄곧 강조하는 ‘선별적 복지’의 대상인가. 상식선에서 이런걸 선별적 복지라 할 수 있나.


또, 집행부는 상품권으로 민생을 살리겠다면서, (본 의원이 자료요구를 통해 확인한 바) 정작 상품권 사용 실적에 대한 관리·분석 사례가 전무(全無)한 것도 문제다. 다시 말해 상품권의 경기부양 효과를 증명할 만한 기초자료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센티브, 캐시백 등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어떻게 설계하겠다는 것인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주먹구구 대책에 ‘민생안정’은 그저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정책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다. 정보 접근성의 한계, 상품권 사용 유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어르신, 농촌지역 주민에 대한 별도 대책은 마련되어 있는가?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사회 계층이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역(逆)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정책 사각지대에 대해, 여태 아무런 대책도, 설명도 들은 바가 없다.


집행부의 민생안정대책, 어설프기 짝이 없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선별적 복지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대만큼의 정책효과를 바랄 수도 없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소비촉진 및 상권 활성화 측면에서 이미 효과가 입증된 ‘전 시민 소비촉진지원금’이 위기 극복을 위한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경제 활성화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더 이상 집행부의 안일하고 무능한 대응에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시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하고 과감한 조치가 필요한 만큼, 집행부는 부디 본 의원의 제안을 숙고하기 바란다.


포천시의회 연제창 부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