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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군공항 이전, 왜 정책은 표류하는가

화성시의 반대 속에 드러난 준비 부족과 갈등 관리 실패



(중앙뉴스타임스 = 방재영 기자) 수원 군공항 이전 논의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도시 발전과 시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제시됐지만, 인접 지자체인 화성시의 강한 반대와 행정의 준비 부족 속에서 정책은 사실상 표류 상태에 놓였다. 이 문제는 단일 사업을 넘어 수원시 행정 전반의 정책 설계와 갈등 관리 능력을 되묻게 한다.


정책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특히 지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대형 정책일수록 충분한 사전 검토와 공론화, 그리고 갈등 조정 전략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수원 군공항 이전은 이러한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출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원시는 군공항 이전을 도시 재편과 미래 성장의 핵심 과제로 내세워 왔다. 소음 피해 해소와 도심 공간 활용이라는 명분은 분명했다. 하지만 이전 대상 지역과의 합의 구조, 갈등 해소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과 설득이 부족했다. 정책의 필요성은 강조됐지만, 정책을 완성할 설계는 보이지 않았다.


특히 화성시는 군공항 이전에 대해 명확한 반대 입장을 유지해 왔다. 소음 피해, 환경 훼손, 지역 발전 저해 우려를 이유로 들며 주민 동의 없는 이전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원시는 화성시의 반대를 정책 추진 과정의 핵심 변수로 다루기보다는, ‘국가 사안’이라는 프레임에 기대어 문제를 풀려는 모습에 머물렀다.


수원 군공항 이전은 단순한 행정 결정이 아니다. 이전 후보지 주민의 동의, 환경 문제, 국방 정책과의 정합성, 막대한 재정 부담까지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접 지자체의 반대는 예견된 변수였다. 그러나 행정은 갈등을 관리하기보다, 갈등을 전제로 한 정책 추진에 머물렀다.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책임의 주체는 흐려졌다. 수원시는 중앙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해법을 외부로 돌렸고, 화성시는 일방적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했다. 그 사이 정책은 진전을 보지 못했고, 군공항 이전을 전제로 한 도시 개발 구상 역시 불확실성에 갇혔다.


이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갔다. 이전이 될지, 무산될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정책은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철회되기를 반복했다. 불완전한 정책은 결국 ‘결정하지 못하는 행정’, ‘갈등을 관리하지 못하는 행정’이라는 인식만 남겼다.


이제 질문은 분명하다. 군공항 이전의 찬반을 떠나, 이 정책을 설계하고 추진한 행정이 지역 간 갈등을 감당할 준비가 돼 있었는가다. 정책은 가능성을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반대와 갈등까지 책임질 수 있을 때 비로소 정책이라 불린다.


수원 군공항 이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화성시의 반대라는 현실을 외면한 채 선언만 반복한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제 수원시가 선택해야 할 것은 속도가 아니라 완성도다. 갈등을 인정하고 조정하는 행정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이 정책도 출구를 찾을 수 있다.